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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떡볶이를 안 드시는 초대박 떡볶이 할머니

제게 식당 경영 노하우를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식당에서 음식 이야기를 자주 하니까 식당 경영에 대해서도 잘 알겠거니 오해를 하는 것이지요. 저는 맛칼럼니스트이지 식당칼럼니스트가 아니라고 정중히 거절합니다. 그래도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드립니다.“보편적인 식당 경영 노하우는 다들 잘 아시잖아요. 공부할 수 있는 책도 많이 있구요. 또, 그게 전부가 아닌 것은 사장님도 잘 아시지요? 식당이란 게, 경우가 다 달라요. 사장님의 식당은 세계에 어디에도 없는 가게입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 해도 위치 다르고 고객 다르고 사장님 다르고 알바 다릅니다. 다시 강조해서 말씀을 드리는데, 경우가 다 달라요. 따라서 제가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보편적인 식당 경영 노하우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사장님의 식당에서 적어도 사나흘 관찰을 하면 작은 팁이라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1980년대 외국의 외식 브랜드를 가져와 초대박을 친 분이 계셨습니다. 한때는 그는 한국 외식업계의 신화적 존재였습니다.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이후에 그는 여러 외식 브랜드를 내놓았으나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나중에는 한국 외식업계에서 실패의 아이콘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외식업계에 '운구기일(일의 성패는 노력보다 행운과 우연이 더 많이 작용한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때에 그 브랜드가 대박을 친 것은 운이 좋았다고 해석을 해야 합니다.종로 피맛골에 작은 가게가 하나 있었습니다.(재개발되기 전의 일입니다.) 목은 좋아 보이는데, 기묘하게도 그 자리에서 개업하는 식당들은 얼마 가지를 못했습니다. 고깃집이었다가 만두전골집이었다가 했습니다. 빈 가게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기도 했습니다.어느 날엔가 그 자리에 호프집이 생겼습니다. 그 호프집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꽤 오래된 대형 호프집이 있었습니다. 대형 호프집은 직장인으로 늘 만원이었습니다. 새로 생긴 호프집은 대형 호프집에 비해 한참 작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에이, 또 망하겠구나. 저렇게 작은 규모로는 경쟁에서 지지.”아니었습니다. 작은 호프집은 손님으로 가득했습니다. 대형 호프집에서 다 받아내지 못한 손님이 작은 호프집으로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작은 호프집으로 한번 밀려난 손님은 다음에는 아예 작은 호프집을 찾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장사가 잘되는 대형 호프집 옆에 작은 호프집을 차리면 장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또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일'이 통한 사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국수를 좋아해서 국숫집을 차리고, 고기를 좋아해서 고깃집 차리고, 빵을 좋아해서 빵집을 차렸다고,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 말씀하시는 식당 사장님들을 자주 봅니다.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니어도 손님에게 기대감을 주는 멘트이니까 마케팅 차원에서는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실제로는 식당 사장님이 자기 식당 음식을 좋아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기호를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음식 장사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장사가 안 될 때에 이런 말을 하는 사장인은 대책이 없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음식 맛을 몰라. 이 맛있는 것을 모르다니.” 자신의 입맛 기준으로 대중을 상대하려는 사장님이 성공하는 예를 저는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대구에서 떡볶이 하나로 초대박을 친 할머니가 계십니다. 할머니의 떡볶이는 무척 매워서 저는 보는 것만으로도 이마에 땀이 잡힙니다. 초대박 떡볶이 할머니는 저와 비슷한 입맛을 가지고 계십니다. 평소에 매운 것을 안 드십니다.“떡볶이 안 먹어요. 매운 것 안 먹어요.”떡볶이를 안 드시는 할머니가 어떻게 초대박 떡볶이 할머니로 등극할 수 있었느냐 하면, 할머니는 자신의 입맛을 믿지 않고 자신이 파는 떡볶이의 주요 고객인 동네 아이들의 입맛을 믿었기 때문입니다.“떡볶이 양념은 매일 아침에 내가 하지. 동네 아이들을 불러서 먹여봐. 걔네들이 맛있다고 하면 된 거야.”장사의 이치가 거의 같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이 갑입니다. 2024.05.02 07:00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합심] 높은 스트라이크와 ABS와 시대정신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리던 2021년 8월 5일, 한국 야구대표팀은 미국과 패자 준결승을 치릅니다. 0-1로 뒤진 4회 초 2사 1루 박건우(현 NC 다이노스) 선수가 타석에 있습니다.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삼진을 당합니다. 볼로 판단하고 1루 쪽으로 움직이던 그는 심판의 콜 이후 껑충 뛰며 당혹스러운 감정을 드러냅니다. 마지막 공은 높은 직구였습니다.3년이 지났습니다. 4월 26일 창원 NC-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박 선수는 1회 상대 투수 찰리 반즈의 공에 삼진을 당합니다. 올림픽 당시 그 공과 거의 흡사한 코스로, 이번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스트라이크를 판정했습니다. 박 선수는 손으로 높다는 제스처를 하며 물러납니다.박 선수의 두 차례 삼진 장면을 꺼낸 건 그의 실력이나 태도를 탓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박 선수는 현재 한국 프로야구 현역 통산 타율 1위(27일 기준 0.327)입니다. 이 정도 레벨의 선수는 확실한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그도 곤란을 겪은 2개의 하이 존(high zone) 스트라이크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올림픽 때는 심판의 특성(또는 오심) 국가별 야구 특성(또는 수준차)에 삼진 이유와 해석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야구는 로컬 스포츠였습니다. 일례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 같은 표현을 할 때 각 리그의 경기 수와 특성이 다른데 같이 비교할 수 있냐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야구라는 스포츠가 글로벌 시장을 향해 성장하고, 축구 같은 다른 종목과 비교되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췄느냐는 생존의 문제가 됐습니다.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같은 국제 대회에 대한 비즈니스 차원의 수요는 더 늘 것입니다. 국제적인 흐름과 기준을 우리 야구도 따를 수밖에 없고, 높은 존 스트라이크와 컴퓨터 판정 역시 세계화 추세라고 하면 과언일까요. ABS에 의해 존재하지 않던 존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변화에 맞추는 과정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더구나 우리 야구는 국제대회 이후 "높은 스트라이크를 포함해 존을 국제기준에 맞춰야 한다. 우리나라 존은 너무 좁다"라며 매번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가요. 뒤이어 리그 사무국은 "존을 확대한다"는 발표를 하지만 시즌 초 잠시 넓어졌다가 순위 경쟁이 본격화 되면 예전으로 돌아가길 반복했습니다. 그것도 심판마다 달랐습니다. 경력이 짧은 심판일수록 스트라이크존이 '바늘구멍'이라는 볼멘소리가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과연 공정하고 일관된 것이었나요.기술적으로도 높은 스트라이크는 미국서 유행한 '발사각 혁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수년 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땅볼 유도 구종으로 한때 각광받던 투심(two seamer)이 홈런에 취약하다는 분석에 따라 투수들은 포심(four seamer)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던집니다. 타자 배트의 어퍼 스윙(upper swing) 궤적을 피하려는 전략입니다. 따라서 높은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고, 잘 받아치는 것은 최신 야구의 일부입니다.무엇보다 야구를 보고 즐기고 돈을 내는 고객들의 진심은, 시대정신은 '공정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 심판의 차이(또는 실수)를 인간적이라고 이해하던 시대가 저물고, 정밀하게 판정하는 컴퓨터 심판의 시대로 가는 것을 단지 "복잡한 기술" 중심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 역시 프런트로 일할 때 심판을 이해하려 했으면서 의심도 했습니다. 특정 심판이 주심을 맡은 특정 팀 경기에서 네 차례 연속으로 졌을 땐 더욱 그랬습니다. 모 심판이 경기 후 "(일부 콜을) 놓쳤다"라며 사과인지 변명인지 모를 말을 꺼냈을 땐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 그는 실수가 잦았을까요.하이 존 스트라이크와 ABS는 그 자체가 룰이지만 사람(심판과 선수)의 인지적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사람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거둘 기회이기도 합니다. 심판위원 대다수는 "우리도 스트레스를 덜었다"라고 말합니다. ABS에 대해 이런저런 이슈가 제기되지만 저는 그것이 일각의 주장처럼 진짜 논란인지는 의문입니다. 수정과 개선 가능한 문제로 리그 구성원들이 분별 있게 판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구에겐 좀 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이해합니다. 그러나 모호함이 명확함으로 대체됐고, 그 시간은 줄어들 겁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4.29 07:32
연예일반

‘범죄도시4’ 이동휘 “마동석은 꿈 이뤄주는 위인 같은 존재” [IS인터뷰]

“이 조명, 온도, 습도.” 한때 ‘밈’처럼 쓰였던 이 표현처럼 배우 이동휘는 ‘범죄도시4’ 캐스팅 전화를 받은 그날, 그 순간의 조명, 온도, 습도까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듯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일간스포츠와 만난 그는 “장한평을 지나는 버스 안이었다. (캐스팅) 이야기를 듣고 상기된 제 목소리를 숨길 수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마)동석이 형한테 감사하다고 하면서도 ‘제가 그래도 되는 걸까요?’ 되물었죠. 진짜 너무 뭉클해서 눈물까지 났어요. 당시에 한창 코미디 장르가 많이 들어왔을 때였거든요. 동석이 형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게 기회를 주신 거죠. 정말 그 자리에서 바로 출연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동휘를 울컥하게 한 ‘범죄도시4’는 ‘범죄도시’ 네 번째 시리즈.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이동휘는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로 악의 한 축을 맡았다. 이동휘 말마따나 지금껏 보여준 것과는 완전히 다른, 웃음기 ‘쫙’ 뺀 캐릭터다. “일단 대본에도 코믹적 요소가 하나도 없는 역할이었어요. 동석이 형도 이 캐릭터에는 우스꽝스러운 모습, 유머를 최대한 배제하자고 했고요. 저 역시 배우로서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은, 심판대에 오른 입장으로 이 순간만큼은 역할에 충실해서 표현하자 싶었죠. 물론 박지환(장이수 역) 형이 베를린(‘범죄도시4’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 공식 초청됐다)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걸 목도했을 땐 부럽기도 했지만요.”이동휘는 완벽한 캐릭터 표현을 위해 외적인 모습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머리를 장발로 기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유명 명품브랜드 톰 브라운 의상을 입고 나오는 것 등은 모두 이동휘의 아이디어다. 그는 “헤어스타일은 영화와 드라마(‘수사반장 1958’)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될 걸 고려해 캐릭터 간 확연한 차이를 주기 위함이었다. 반면 의상은 나름의 고증과 분석을 거쳤다. 장동철은 소유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그걸 다 가지는 캐릭터다. 그래서 옷도 그 시즌 옷을 다 가졌을 거로 생각했고 때마침 당시 톰 브라운이 유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휘는 ‘범죄도시4’를 통해 수준급 그림 실력도 공개했다. 캐릭터 구축 단계에서 장동철을 ‘피규어를 모으는 인물’로 설정했는데 예기치 못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 게 시발점이 됐다. 허명행 감독과 피규어 대체품을 찾던 중 그림 이야기가 나왔고 이동휘는 번뜩 자기 작품이 떠올랐다.“장동철 집에 자화상을 제외한 그림은 모두 직접 그렸어요. 제가 갤러리에 소속돼 그림을 그려왔는데 이걸 어떤 식으로 공개할지 계속 고민했거든요. 그림 수준도 자신 없고, 판매하자니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죠. 그렇게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던 차였어요. 한 9~10점 됐는데 그걸 이번에 걸게 된 거죠.”이번 작품에 캐스팅해 준 제작자이자 동료 배우, 그리고 절친한 형인 마동석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휘는 “(마동석은)꿈꾸는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는 신비로운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여기서 ‘꿈꾸는 사람들’ 중 한 명은 이동휘 본인임은 물론이다.“‘범죄도시4’로 처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갔어요. 세계 3대 영화제에 입성하는데 벅차오르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 막연하게 꿈꾸던 걸 동석이 형에게 편승해서 이룬 거죠. 너무 감사한 마음이 커요. 그래서 때 되면 계속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있죠. 위인 같은 존재예요.”이동휘에게 마동석만큼이나 고마운 존재가 또 있다면 김성훈 감독이다. 이동휘가 출연했던 영화 ‘공조’의 연출자로 현재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석이 형처럼 꾸준히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게 기회를 주는 분이죠. ‘응답하라 1988’ 이후에 ‘공조’ 박명호 역을 맡기면서 ‘전 동휘 씨의 다른 얼굴이 보고 싶다’고 하셨죠. 이번 작품도 그랬고요. 어찌 보면 동석이 형도 김성훈 감독님도 10년 넘은 인연들이에요. 그분들이 이렇게 절 잊지 않고 기회를 주는 걸 보면서 ‘잘 살아왔구나, 또 잘 살아야겠다’ 싶습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4.24 15:00
해외축구

우승 위해 토트넘 떠났는데…케인 또 '무관' 위기, 12년 만에 분데스 우승 좌절

바이어 레버쿠젠이 2023~24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왕좌에 올랐다. 창단 첫 분데스리가 우승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무려 11시즌 연속 정상에 오르던 흐름도 깨졌다. 우승 타이틀을 위해 토트넘을 떠난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했던 해리 케인(31)은 ‘또’ 무관 위기에 몰렸다.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은 15일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29라운드 베르더 브레멘전에서 플로리안 비르츠의 해트트릭과 그라니트 샤카, 상대 자책골 등을 묶어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레버쿠젠은 승점 79(25승 4무)를 기록, 남은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했다. 2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63)과 격차는 16점이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레버쿠젠이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레버쿠젠의 우승은 개막 29경기에서 단 1패도 허용하지 않고 확정한 것이라 그 의미는 더욱 값졌다. 레버쿠젠은 득점은 74득점은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리그 2위지만, 실점은 단 19실점에 불과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18개 팀 가운데 실점이 30점 미만인 팀은 레버쿠젠이 유일하다.이로써 바이에른 뮌헨이 지난 2012~13시즌부터 이어오던 연속 우승 기록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까지 무려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독일축구 최강 입지를 다져왔는데, 12년 만에 그 흐름이 깨졌다. 레버쿠젠과 치열한 경쟁 끝에 정상을 놓쳤다기보다 29경기 중 벌써 9경기(3무 6패)에서 승리를 놓치는 등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좀처럼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 탓이 컸다. 분데스리가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은 ‘무관’ 가능성도 커졌다. 이미 지난해 8월 독일 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에 0-3으로 완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DFB 포칼(컵대회)에서도 3부리그 팀에 충격패를 당해 조기 탈락했다. 그나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아스널과 경합 중이지만, 바이에른 뮌헨 경기력을 돌아보면 유럽 최정상에 오르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바이에른 뮌헨의 ‘무관’ 가능성이 커지면서 케인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토트넘 레전드이기도 한 케인은 세계적인 공격수로 평가받고도 유독 우승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때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요청하며 팀에 합류하지 않았던 것도 커리어에 우승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결국 그는 지난해 여름 토트넘과 동행을 마치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당시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이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라온 만큼 우승의 한을 풀 것으로 보였다.그런데 하필이면 케인이 입성한 첫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10년 넘게 지켜오던 분데스리가 왕좌에서 내려왔다. 케인은 분데스리가 29경기에서 무려 32골을 터뜨리며 그야말로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대반전이 일어나지 않으면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이번 시즌마저도 ‘무관’에 그치게 된다. 그야말로 우승의 한이 더 이어지는 셈이다.김명석 기자 2024.04.15 08:41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한복을 입고 요리를 하는 일에 대해

요즘도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한때 정부에서 한식 요리사를 외국 공관에 파견한 적이 있습니다. 외국 주재 우리 공관에서 그 나라의 주요 인사를 초대하여 한국 음식을 접대하면 한국 음식 문화를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외국에 나가는 한식 요리사는 따로 교육을 받았는데, 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 음식에 담겨 있는 한반도의 자연과 한국인의 마음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강의 마지막에 제가 당부를 한 것이 있습니다. 옷에 대한 것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그때에 제가 한 말을 되도록 그대로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식 홍보 행사를 보면, 요리사는, 특히 여성 요리사는, 대체로 한복을 입습니다. 한식을 홍보하는 자리에서 한복을 입는 게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한식 요리사가 한복을 입는 게 과연 한식 홍보에 도움을 주는 일인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외국의 예를 봅시다. 이탈리아 전통 요리사가 이탈리아 전통 의상을 입고 요리를 하는 행사를 본 적이 있습니까? 프랑스는 어떤가요? 각국의 전통 요리를 하는 전문 요리사라고 하더라도 특별나게 각국의 전통 의상을 고집해서 입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요리복이라는 세계 공통의 작업복을 입습니다.요리는 누구든 합니다. 그렇다고 누구든 요리사인 것은 아닙니다. 요리사는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숙련 노동자입니다. 요리사는 요리복이라는 전문 직업인의 옷을 입습니다. 요리는 누구든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인의 요리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그 요리복을 입음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주장을 합니다. 여러분이 입는 요리복은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마음에 담고 또 외부에 드러내는 상징물입니다.조선 시대에도 요리복이 있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전문 요리사를 숙수라고 했습니다. 1605년 선조가 적극적으로 후원을 한 경로 잔치가 서울 삼청동에서 열렸는데, 그 잔치의 이모저모를 '선묘조제재경수연도'라는 이름의 그림으로 남겨놓았습니다. 그 그림에 등장하는 숙수는 고깔모자를 쓰고 몸통 길이가 짧은 저고리를 입고 있습니다.한식 요리복은 조선의 숙수가 입었던 옷을 개량하면 더없이 좋을 것이나 그런 요리복은 아직 안 보입니다. 그리고 요리복은 세계 공통의 디자인 콘셉트가 있어서 이를 따르는 것이 무난합니다.한식을 접대하는 자리에 한복을 입는 것이 좋지 않으냐 하는 의견도 일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한식이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으로 보이게 하는 데에 한복이 일정 역할을 할 것입니다. 반면에, 한복을 입은 요리사 때문에 한식을 한 지역의 작은 집단이 먹는 다소 별스런 ‘민족 음식’으로 인식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이럴 때에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의 요리사가 자기네 나라의 음식을 알리겠다며 한국에 와서 요리를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요리사가 어느 국가에서 왔느냐에 따라 그 국가의 전통 의상을 입는 것이 어울리기도 하고 세계 공통의 요리복을 입는 것이 어울리기도 하겠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그 느낌의 차이는 해당 국가의 문화적 위상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추측을 합니다. 세계 문화의 중심에 있다고 자부하는 나라는 자국의 문화가 인류의 보편적 취향을 담고 있음을 강조하고, 주변부 국가는 특수한 전통적 요소에 방점을 찍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 아닌가 하고, 저는 그리 봅니다.저는 한국 음식이 인류의 보편적 취향을 담고 있는 문화 자산임을 세계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식 요리사 여러분이 한복을 입기보다는 요리복을 입고 세계인 앞에서 요리를 함으로써 한식이 세계 음식 문화의 중심이 있음을 알려야 합니다. 물론 이 생각도 저의 작은 일리일 뿐입니다. 판단은 요리사 여러분이 하실 일입니다.세월이 제법 흐른 후에 제 강의를 들었던 한 요리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외국 공관에 나갔는데, 한식 행사에 한복을 입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문화의 중심 국가로 자리를 잡게 되면 이같은 고민도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2024.04.11 10:05
LPGA

'우승·우승·우승' 세계1위 코다의 무서운 질주, LPGA투어 3연속 우승…이미향 4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벌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승을 거뒀다. 코다는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길버트의 세빌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작성,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1월 열린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 이어 지난달 25일 열린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코다는 이번 포드 챔피언십까지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은 2016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킹스밀 챔피언십, 볼빅 챔피언십에서 내리 우승한 이후 8년 만이다. 2013년 박인비,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3연승을 달린 바 있다.코다는 2타차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7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우승했다. 9번 홀까지 3타를 줄여 우승권에 진입한 코다는 12번, 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한 뒤 이후 2타를 더 줄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이미향은 이날 버디 5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작성, 최종합계 공동 3위(17언더파 271타)에 올랐다. 이미향은 이날 한때 선두에 1타차까지 추격했지만 15번 홀(파4) 보기가 아쉬웠다. 이미향은 지난 2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공동 3위 이후 시즌 두 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는 3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마지막 날 11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동력을 잃었다. 15번 홀(파4)에서도 보기 1개를 추가한 김효주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작성하며 공동 8위(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 혼다 타일랜드 공동 5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톱10 진입이다.윤승재 기자 2024.04.01 09:04
연예일반

‘아현 합류’ 베이비몬스터, 총알 장전.. 아일릿→유니스 뛰어넘을까 ③

‘포연탄우’(砲煙彈雨). 총포의 연기와 비 오듯 하는 탄알이라는 의미로 치열한 전투를 이르는 사자성어다. 아일릿, 유니스, 리센느 등 5세대 신인 걸그룹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YG 신인 베이비몬스터가 ‘정식 데뷔’를 하면서 더욱 치열해질 경쟁 상황과 딱 어울리는 말이다.베이비몬스터는 1일 0시 첫 번째 미니앨범 ‘베이비몬스터’(BABYMONS7ER)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공식 활동에 나섰다. 블랙핑크의 뒤를 이어 YG엔터테인먼트가 7년 만에 내놓는 새 걸그룹이자, 데뷔 전부터 화제의 중심이었던 멤버 아현의 합류로 7인조 완전체가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첫 디지털 싱글 ‘배러 업’과 지난 2월 ‘스턱 인 더 미들’ 선공개 후, 이번엔 타이틀 곡 ‘쉬시’로 베이비몬스터 만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어린 나이임에도 괴물 같은 실력을 겸비했다는 뜻에서 지어진 팀명은 남다른 포스를 발산한다. 이는 선공개 곡 ‘배러 업’ 뮤직비디오 및 안무 연습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입답지 않은 여유로운 제스처와 격한 안무도 깔끔하게 소화해 ‘역시 YG 출신’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여기에 루카, 아사, 파리타 등 멤버들의 비주얼까지 뛰어나 팬들의 본격적인 덕질 시동을 예열하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대진운이 썩 좋지 않다. 하이브 막내 아일릿, 용감한 형제가 프로듀싱한 캔디샵,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 유니스까지 우후죽순으로 신인 걸그룹이 쏟아진 탓이다. 현재 5세대 걸그룹 중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건 지난달 25일 데뷔한 하이브 막내 걸그룹 아일릿이다. 타이틀 곡 ‘마그네틱’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기준 멜론 일간 차트에서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뉴아르(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및 에스파 등 4세대 걸그룹이 건재한 상황이지만 아일릿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다. 또한 올해 초 종영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을 통해 구성된 8인조 걸그룹 유니스 데뷔곡 ‘슈퍼 우먼’ 역시 발매 직후 국내외 음악 차트에 랭크되는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 오는 18일 첫 방송되는 Mnet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 ‘아이랜드2’를 통해 또 하나의 프로젝트 걸그룹이 탄생할 예정이다.특히 메인 프로듀서로 태양이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랙핑크, 빅뱅 등의 노래를 프로듀싱해 온 테디가 만들고 있는 더 블랙 걸즈(가칭)도 업계에서 큰 관심이다. 소속 연습생 중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장녀 문서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테디의 경쟁 구도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이비몬스터는 타이틀곡 ‘쉬시’로 세상을 놀라게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다. YG 특유의 아이엔티티가 녹아든 힙합 장르의 댄스곡으로, 바다를 비롯한 최정상급 안무가들이 참여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었다. 하재근 문화 평론가는 “베이비몬스터는 선공개곡인 ‘배러 업’이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글로벌에서는 주목도가 높았던 상황이다. 여기에 주력 멤버라고 밀고 있던 아현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정식 데뷔곡인 ‘쉬시’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며 “‘쉬시’ 흥행 여부에 따라 베이비몬스터 브랜드에 대한 가치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4.01 00:01
해외축구

손흥민, 여전히 92년생 중 몸값 ‘2위’…황희찬은 44억 상승→韓은 ‘김·손·황’ 톱3

여전한 기량을 자랑하는 손흥민(토트넘)이 새로이 책정된 시장 가치에서 1992년생 선수 중 2위를 지켰다.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의 몸값을 업데이트했다. 최근 기량, 활약도, 나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시장 가치를 새로 책정했다. 손흥민은 종전 5000만 유로(726억원)의 몸값을 유지했다. 한때 9000만 유로(1308억원)까지 찍었던 손흥민의 시장 가치는 지난해 6월 5000만 유로까지 떨어졌다. 기량 하락보다는 적잖은 나이가 하락 원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만 31세의 나이에도 EPL에서 가장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그의 몸값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의 시장 가치는 현재 세계 90위, EPL에서는 45위다. 토트넘 선수단에서는 네 번째로 높고, 전 세계 왼쪽 윙어 중에서는 열 번째로 높다. 1992년생 중에는 2위인데, 1위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다. 살라는 여전히 6500만 유로(944억원)의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EPL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의 몸값도 소폭 상승했다. 종전까지 2200만 유로(320억원)였던 황희찬의 시장 가치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300만 유로(44억원) 오른 2500만 유로(364억원)로 매겨졌다. 한국 선수 공동 3위였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제치고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올 시즌 맹활약이 가치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2023~24 EPL 22경기에 출전,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영국 무대 진출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올 시즌 리그 최정상급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황희찬은 현재 피치 복귀를 위해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약간의 변동이 있었지만, 한국 시장 가치 순위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6000만 유로(871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김민재가 한국 선수 중 1위, 손흥민과 황희찬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추후 다른 리그 선수들의 시장 가치가 업데이트되면 순위표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강인이 속한 프랑스 리그1은 오는 19일, 김민재가 활약 중인 독일 분데스리가는 오는 27일 최신화된다.김희웅 기자 2024.03.18 18:53
스포츠일반

안세영, 한웨 꺾고 전영오픈 4강전 진출...야마구치와 결승행 놓고 재격돌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전영오픈 4강전에 안착했다. 일주일만에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다시 만나 결승 진출을 노린다. 안세영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전영오픈(슈퍼1000) 여자단식 8강전에서 한웨(중국)을 게임 스코어 2-0(21-16, 21-19)로 이기고 4강전에 진출했다. BWF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1월 나선 인도오픈에서 오른쪽 허벅지 통증 탓에 기권하며 한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다. 복귀 대회였던 지난주 프랑스오픈에서 랭킹 4위 야마구치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증명했다. 전영오픈은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 대회다. 안세영은 지난해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전영오픈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고, 올해 한국 단식 선수 역대 최초로 이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랭킹 8위 한웨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종전 전적은 6승 1패, 최근 3연승으로 우세했지만, 이날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추격전을 몇 차례 보여줬다. 1게임 초반 10-3, 7점 앞선 채 10점 고지를 밟으며 상대를 압도한 안세영은 이후 클리어 범실이 나오며 흔들렸고, 11-5에서 연속 6점을 내주며 동점까지 허용했다. 12-11로 1점 앞선 뒤에는 다시 연속 4실점하며 밀렸다. 안세영은 지난 10일 야마구치와의 결승전에서 위력을 보여준 대각선 드롭샷으로 돌파구를 만들었다. 챌린지로 상대의 득점을 지우기도 했다. 결국 15-15에서 연속 5득점하며 게임 포인트를 만들었고, 1점만 내주며 1게임을 잡았다. 2세트는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한웨의 페이스였다. 안세영은 9-9에서 연속 3실점, 12-13에서 4실점하며 12-17까지 끌려갔다. 하지만 특유의 강철 체력과 상대를 압박하는 질식 수비로 단숨에 5득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한웨는 범실을 남발했다. 17-17 동점에서 추가 2득점하며 승리에 다가섰고, 20-18에서 절묘한 네트 플레이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안세영은 16일 야마구치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때 '천적'이었던 야마구치를 상대로 프랑스오픈을 포함해 최근 4연승을 거두고 있다. 통산 전적은 10승 12패. 5할 승률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난적' 천위페이(중국·랭킹 2위)가 카롤리나 마린(스페인·랭킹 5위)에게 패하며 탈락한 상황. 야마구치만 넘으면 전영오픈 2연패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6 08:20
해외축구

손흥민, EPL 몸값 50위…가치는 그대로, 순위는 5계단 하락

‘주장’ 손흥민의 몸값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체 50위다. 3개월 전과 비교해 가치는 같지만, 순위는 5계단 하락했다. 한때 손흥민과 같은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은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는 몸값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14일(한국시간) EPL 선수들의 몸값을 갱신했다. 매체는 일정 주기마다 세계 각국 리그 소속 선수들의 몸값을 새롭게 평가한다. 선수의 나이, 잔여 계약, 최근 활약 등을 고려한 수치다. 주로 나이가 어리고, 잔여 계약이 길게 남을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반대로 30대가 넘어가면 몸값은 크게 하락하는 구조다.한국 팬들의 시선은 손흥민에게 향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가치를 5000만 유로(약 721억원)로 평가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한다면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이 2년 남았고, 30대가 넘었음에도 몸값 하락이 없었다.이유가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공식전 25경기 14골 8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14골 6도움)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시즌 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에 차출돼 자리를 비웠음에도, 여전히 EPL 득점 공동 5위다. 1위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8골)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도움 부문에서도 전체 6위로, 리그 10골-10도움도 가시권에 뒀다. 손흥민은 지난 2019~20(11골 11도움), 2020~21시즌(17골 10도움) 두 차례 EPL 10-10을 달성한 바 있다. 득점왕(23골)을 차지한 2021~22시즌에는 9도움으로 1개가 모자랐다. 한편 손흥민의 몸값은 EPL 기준 전체 50위다. 같은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건 재로드 보웬(웨스트햄) 마테우스 누네스(맨시티) 모하메드 쿠두스(웨스트햄) 아이반 토니(브렌트퍼드) 앤서니 고든(뉴캐슬) 디오구 조타(리버풀) 리바이 콜윌(첼시) 리스 제임스(첼시) 아마두 오나나(에버턴) 미키 판 더 펜(토트넘) 등이다. 5000만 유로 선수들 중, 30대인 건 손흥민이 유일하다.EPL 30대 이상의 선수들 중엔 전체 3위다. 그의 위로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뿐이다. 한때 손흥민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미토마는 몸값이 하락했다. 매체가 책정한 그의 새로운 몸값은 4500만 유로(약 650억원)다. 지난해 12월 손흥민과 같은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은 그는 지난달 등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시즌 기록은 26경기 3골 6도움으로, 지난 시즌(41경기 10골 8도움)보다 하락했다. 시즌 중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했음에도 몸값이 하락했다는 의미는, 그만큼 그의 올 시즌 활약이 기대 이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또 한 명의 코리안리거 황희찬은 몸값이 소폭 상승했다. 황희찬의 지난해 12월 몸값은 2200만 유로(약 317억원)였는데, 이번엔 2500만 유로(약 360억원)로 올랐다. 그는 올 시즌 공식전 24경기 11골 3도움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우중 기자 2024.03.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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